[관웅그래/천그래] 불륜 임신 막장 썰① (트위터 백업 7/14)

ㄴ미생 기타 2015. 7. 14. 17:48



오메가버스로 출장 같이 갔다가 그래 히트 터져서 고생하는거 관웅이 어떻게 처리해줬는데 덜컥 애 생겨서 그 이후부터 일어나는 일 보고싶다. 그래는 처음이었고 관웅은 본인의 테크닉(...으로 어떻게든 잘 처리해주는데 둘이 향기에 홀려 CD를 안 썻네그래!


그래서 일단 히트를 잘 달래준 뒤 담날 잘 씻겨주고 사심이 없었음을 분명히 밝히고 같이 사후피임약 사러 가자고 함. 히트를 이런식으로 맞은게 첨이라 아직 익숙하지 않은 그래.. 임신 위험 있으니 꼭 먹어야 해, 하고 관웅이 몇 번이나 말해주는데..


그래는 왠지 모를 서운함을 느끼고 괜히 아직 밥을 안 먹었네 좀 이따 먹겠네 핑계를 대다가 기어이 약 먹는걸 까먹어버림. 그 다음 날 아차!하고 겁이 더럭 나서 약을 먹는데 띠로리~ 이미 그래의 뱃속에서는 수정란이 착상해서 분열을 하고있었으니...


암튼 관웅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음. 그는 애딸린 유부남이고 결혼생활도 딱히 좋지도 않지만 딱히 나쁘지도 않은 미지근한 온도로 적당히 유지가 되던 상황. 그래와는 히트때 도와줬고, 피임약 챙겨줬고, 사심 없는거 밝혔고, 다시 출장에서 백한 사이일 뿐.


그렇게 한 달 반쯤 지났는데 그래가 뭔가 이상함을 느낌. 그렇다. 안 온다....히트가 안 오는 것이었다!!! 그래 본능적으로 불길한 예감. 혼자서 달달 떨며 병원에 감. 축! 임신입니다! 라는 의사의 말. 그래는 완전 턱이 빠져서 패닉 상태!


병원에서 나와서도 혼이 승천할 기세인 그래. 과장님인데, 유부남인데, 애도 있는데, 어떡하지? 어떡하지? 나 불륜 한거야. 유부남의 아기를 가져버렸어...!!! 머리가 터질것 같은 그래. 사실 그래가 관웅에게 별 맘이 없다면 별 문제도 되지 않겠으나


그래는 관웅이 자기 히트를 도와주던 그 날 이후 남몰래 관웅을 짝사랑하게 됐던 것. 몸을 준 뒤 마음을 줘버린 이런....ㅠㅠㅠ 암튼 그래는 덜덜 떨리는 떨리는 다리로 집에 돌아와 며칠동안 고민함. 관웅에게 알릴 것인가? 말 것인가? 어떤 반응일까?


그래는 만약 아이를 낙태하더라도 관웅에게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함. 물론 알파가 그런걸 대수롭게 생각할 것 같지 않았고, 시키는대로 제때 피임약을 먹지 않았던 자신의 잘못도 있었으니. 그래는 엉뚱하게 왜 약을 늦게 먹었냐고 추궁당할까봐 걱정됨.


아무튼 결심한 그래는 관웅에게 가서 오늘 저녁 시간 되세요?라고 말함. 지금까지 그래가 이랬던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관웅은 직감적으로 뭔가 있구나 하고 느낌. 그리고 OK. 탕비실이나 회의실이 아니라 저녁에 아예 밖으로 나가 카페에 자리잡는 둘.


그런데 그래가 좀처럼 말을 못하고, 아래만 내려다보며 커피잔만 꼭 쥐고 손을 달달달 떨고 있는 것. 관웅은 그래가 걱정스러워서 왜그래 장그래, 하고 그래의 손을 잡음. 그래가 간신히 용기내 고개를 들어올리는데 이미 눈물이 떨어질 듯 고여있음.


장그래가 처음 꺼낸 말 "과..과장님, 정말 죄송합니다"였음. 무슨 일인지 점점 걱정되는 관웅. 걱정하지 말고 말해보라고 부드럽게 회유하는데 기어이 장그래 눈에서 눈물이 문자 그대로 후두두둑 떨어짐. 작은 몸을 웅크리고 떨면서 우는 그래.


한참동안 관웅의 토닥임을 받고 나서야 말을 꺼내는 그래. "절대 과장님에게 누를 끼치려는게 아닙니다. 그것만 알아주세요. 다 제가 알아서 할 거니까..." 관웅 더욱 답답. "이,임신했어요. 저 임신했는데...과장님은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관웅은 갑자기 쇠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음. 지금 이게 무슨 소리지? 분명 그 때 사후피임약도 챙겨줬을 텐데...? 장그래는 간신히 쥐어짜는 목소리로 끝까지 말함. "낳고싶다거나 그런 게 아니에요. 그냥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았어요."


관웅 또한 말이 잘 안나오는데 그래가 마지막 결정타를 날림. "병원도 제가 알아서 찾을게요. 아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조용히 잘 처리하겠습니다..." 관웅은 그제서야 그래가 낙태하겠다는 소릴 한다는 걸 깨달음. 충격이 연타로 온 관웅.


그래는 할 말 다 했으니 고개 숙이고 조용히 앉아있고, 관웅은 그 앞에서 입 주변을 쓰다듬으며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고. 한참이나 말없이 그렇게 있던 두 사람. 드디어 관웅이 말을 꺼내길 "그래 씨는...이미 다 결정한 건가?"


장그래가 그 말에 얼굴을 드는데 안 그래도 어려보이는 얼굴이 온통 눈물 범벅으로 처량하기 그지 없음. 게다가 관웅이 어떤 말을 꺼낼지 몰라 눈동자는 겁에 질려 있음. 장그래가 "네?"하고 반문하자 관웅은 "그래 씨는 혼자서 그렇게 다 결정한 거야?"


그래가 이 말이 추궁인지 단순한 질문인지 생각하는 사이 관웅은 "나한테도 책임이 있어. 그러니까 이렇게 알린 거겠지? 피임약이라고 100%는 아니니까...게다가 사후이고...그래 씨 혼자서 다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 그래 눈이 점점 휘둥그래짐.


관웅은 그래가 설마 피임약을 안 먹었다곤 생각하지 않았음. 왜냐 자기는 애딸린 유부남이고, 나이도 많고, 장그래가 자신의 아이를 원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 (그가 매력적인 알파이긴 하지만) 때문에 둘 다 피임의 확률의 덫에 걸렸을 뿐이라 믿음.


"그래 씨, 이렇게 하자. 이건 그래 씨만의 일이 아냐. 우선 조금 천천히 생각해 보자. 알겠지? 내가 회사 가까운 데 방을 하나 얻을 테니까, 당분간 거기서 지내면서..." 그래는 이게 뭔 소린가 하고 못 알아듣고 있음. 뜻밖의 곳으로 일이 튀고있음


관웅은 최소한 나이든 성인으로서, 알파로서, 그 외 여러 면으로 그래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어린 아이(?)를 임신시켰으면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했음. 물론 이 일은 관웅에게도 쇼크였음. 사실 관웅도 어떻게 할지 고민중이었음.


어쨌든 그렇게 해서, 관웅의 부인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그래는 관웅이 얻어준 원룸에서 지내게 됨. 그래는 사실 아이를 지우고 싶지 않았음. 그러나 이 일의 끝은 결국 뻔했음. 가정이 있는 관웅을 두고 애를 계속 뱃속에 키울 순 없는 노릇.


암튼 그래서, 관웅과 그래가 방법을 찾을 때까지(혹은 결심을 할 때까지) 원룸에서 은밀한 동거를 시작하는 두 사람인데....


동거라고는 했지만 관웅도 가정이 있고, 그래도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서 둘이 함께 사는 것은 아니었음. 그래야 회사에서 가까우니 자주 원룸에서 잠을 잤지만 관웅은 하루~이틀 정도를 제외하면 집에 들어가야 했음. 아무튼, 그래는 기분이 묘했음.


자기 뱃속에 아기가 생겼다는 것도 묘하고 관웅이 자신이 지낼 집을 얻어줬다는 것도 묘했음. 솔직히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관웅의 말을 따르기로 했음. 관웅과 함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지만.


어느새 아기를 가진지 2달 가까이 되었고 그래는 본격적으로 입덧이 시작됨. 몸은 당연히 항상 피곤한 듯 했고 잠도 한결 많아졌음. 암 것도 모르는 오차장은 그래한테 정신좀 차리라고 큰소리 치고, 그럴 때면 벌떡 관웅이 일어나서 쉴드 쳐주고.


왜 이렇게 단 것이 땡기는지 그래 서랍 속은 안그래도 간식 많았었는데 이제는 완전 한가득. 오죽하면 오차장이 "그만 먹어라 배 나온다"라는 쪽지를 넣어둠. 아무튼 그래는 이런 몸의 변화를 겪으며 아 이래서 회사 근처에서 지내라고 하신 거구나, 생각.


그런데 한창 많이 먹는다 싶더니 드디어 무시무시한 마수가. 어느 날 영업3팀 사내식당에서 밥 먹는데 메뉴가 짜장면이었음. 그래가 좋아하는 거. 근데 순간 웁 하고 입을 막더니 정신없이 밖으로 뛰쳐나감. 당연히 관웅이 벌떡 일어나서 쫓아가고.


그래는 정신없이 화장실 찾아들어가서 양변기 열고 막 게워냄. 관웅은 예전에 마눌이 하는걸 다 봤기 때문에 익숙(...) 장그래, 괜찮아? 하면서 문 열고 들어와 그래 등 살살 쓸어내려줌. 그래는 괜찮다고는 했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음.


그래가 처음 입덧하는 것을 본 관웅은 야근을 마친 뒤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래에게 얻어준 원룸으로 가는데, 그래가 침대에 누워서 이불 덮고 끙끙대고 있음. 당황해서 재빨리 가보니 밥은 먹고 싶고 토하긴 계속 토해서 탈진이 된 것.


앳된 얼굴로 앓는 그래를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옆에서 계속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관웅. 그래는 관웅의 손이 참 크고 따뜻하다고 느낌. 한창 쓰다듬 받던 그래가 저도 모르게 "오늘 자고 가심 안돼요?"라고 함. 관웅의 눈이 커짐. "그래, 알았어."


관웅은 그래를 위해 죽을 끓이기 시작함. 그래는 누워서 요리하는 관웅의 너른 등을 바라봄. 가슴이 설레는 그래. 관웅이 직접 떠주는 죽이라 그런지 조금 넘기는 것 같음. 그러나 많이는 못먹고 결국 구역질 하는 그래. 관웅은 누워서 자라고 머리를 만져줌


그 때 그래가 과감하게 한마디 더 함. "옆에 같이 누워주시면 안돼요?" 관웅은 또 조금 놀라는 것 같았으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로 들어옴. 그래랑 관웅이 마주한 포즈가 돼서 그래는 괜히 두근두근. 좀 더 용기를 내서 한마디 더 하는 그래.


"저...안아 주시면 안돼요?" 그러자 관웅은 말없이 자기를 마주보고 있는 그래의 몸을 끌어당겨 꼬옥 안아줌. 그래의 머리가 관웅의 가슴에 파묻힘. 쿵 쿵 하고 관웅의 심장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그래. 저도 모르게 관웅의 셔츠를 꽉 잡아 쥐는데.


어쩐지 관웅의 넓은 가슴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눈물이 차오르는 그래. 이 따뜻한 품도 결국 내 것이 아닌거지, 집에서 기다리는 관웅의 부인과 아이의 것인 거겠지...하고 기어이 말없이 관웅의 셔츠 앞을 적셔가는 그래. 관웅은 깜짝 놀라 그래야? 하고.


왜 울어 그래야. 어디 아퍼? 많이 아프니? 하고 다정하게 묻는데, 그게 더 서러워서 그래는 아,아니에요- 하면서도 바보같이 결국 눈을 감고 관웅 앞에서 울어버리고 맘. 관웅이 왜 그래 그래야, 왜 울어...하면서 가슴에 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한편 우는 그래를 보는 관웅의 맘도 복잡함.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자기도 책임을 지겠다고 그래에게 집을 얻어주긴 했는데, 아이를 지우려면 배가 나오기 전에 지워야 함. 사실 둘에겐 시간이 많이 없음. 입덧을 이제 막 시작한 그래의 우는 모습이라니.


품에 안은 그래는 조그맣고 따뜻했음. 히트를 달래주는데 급했던 예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사실. 그래의 머리칼에서는 좋은 향기가 났음.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 관웅. 그래의 눈물로 척척해진 셔츠를 느끼자 왠지 그쪽이 쿡쿡 쑤시는 것도 같음.


눈물로 잔뜩 젖은 그래가 관웅에게 마지막으로 하나 더 부탁했음. "키스...해주시면 안돼요...?"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이었음. 관웅은 조심스럽게 그래의 얼굴 쪽으로 고개를 숙임. 그래는 젖은 눈으로 관웅의 눈을 바라보다가 살며시 눈을 감음.


이 아이의 눈매가 이렇게 야했던가. 관웅은 그래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며 생각함. 이 아이의 입술이 이렇게 빨갛고 도톰했던가. 입술을 바라보며 생각함. 손가락으로 턱을 조금 눌러 입술을 약간 연 다음 관웅은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그 위로 가져감.


아주 천천히 그래의 입술을 빨아들이는 관웅. 아랫 입술 한 번, 윗 입술 한 번, 그리고 살짝 입맞춤. 츄 하는 젖은 소리가 둘의 입술 사이에 맴돌음. 관웅의 입술이 떨어지자 이번에는 그래가 관웅의 입술로 다가감. 눈을 감은채 떨면서 관웅에게 키스.


순간 관웅의 마음 속에 그래를 향한 애틋함, 사랑, 연민 등과 함께 욕정까지 함께 폭발함. 관웅은 재빨리 키스하며 그래의 몸 위로 올라타고, 그래는 다리를 벌려 기꺼이 관웅이 자기 위에 자리잡도록 해줌. 그래는 떨면서 관웅에게 고백함. "사랑해요."


관웅은 머리 뒤부터 찌르르 전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낌. 마법처럼 그래가 사랑을 고백한 그 순간부터 관웅도 그래를 사랑하게 된 것임. 관웅은 아무 말 없이 그래에게 짙게 키스함. 그리고 그날 밤 뜨겁게 서로를 안는 두 사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결국 관웅은 연락하지 않고 외박을 해버림. 이런 일은 처음이었음. 그러나 관웅은 지난 밤 덕분에 자기 안에 아직 이런 격정이 남아있었다는 것을 깨달음. 결혼 n년차만에. 자신의 아기를 가진 어린 오메가에게서. 잠든 그래를 보며 마음이 복잡한 관웅.


순간 그래가 눈을 뜸. 창에서 쏟아지는 햇빛에 반사된 그래의 눈은 아주 맑고 밝은, 투명한 갈색이었음. 그래는 아직도 찌릿거리는 몸을 느끼곤 베개를 꽉 끌어안은 채 관웅을 바라보며 수줍은 미소를 지음. 관웅은 그런 그래가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낌.


"잘 잤어?"라고 묻자 얼굴을 붉히며 끄덕거리는 그래. 관웅은 허리를 숙여 그래의 머리칼을 걷어내고 예쁜 이마에 키스해줌. 얼굴을 더 붉히는 그래. 관웅은 그래를 마주보다 입술에 촉 하고 키스해줌. 두 사람 시선 얽히고, 이번엔 깊은 키스가 시작됨.


그대로 아침에 한번 더 일을 치루는 두 사람. 관웅의 마음이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자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음. 그래의 사랑과는 달리 나이가 든 관웅의 사랑은 훨씬 깊은 것이었음. 마치 뜨거운 용암 같았음. 그래는 관웅이 주는 쾌락 아래 녹아내릴 뿐.


그 날부터, 관웅은 부쩍 그래와 같이 있는 날이 많아졌음. 관웅은 그래와 있을 때는 일체 와이프나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음. 그러나 그래의 맘 속 한 구석에는 계속 '나는 불륜 상대이다' '과장님 부인에게 죄를 짓고 있다' 라는 마음이.


관웅은 정말 그래에게 지극정성이었음. 그래를 사랑하게 되자 관웅은 마치 눈이 멀은 사람 같았음. 하지만 그래는 늘 관웅에게 조심스러웠음. '임자 있는 사람'이기 때문. 그리고 그래는 관웅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몰랐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그래는 관웅이 오직 죄책감 때문에 자신에게 잘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언젠가는 결국 이 아이를 떼어야 할 것. 결론은 정해져 있고, 자기도 처음부터 관웅에게 그렇게 말했고. 그래는 관웅의 친절과 애정이 모두 죄책감에서 비롯된 거라고 스스로 믿음.


때문에 그래는 관웅에게 입덧의 고통이나 불편한 몸을 잘 티를 내지 않았음. 밥을 먹지 못하는 그래는 날이 갈수록 말라갔음. 관웅은 너무 안타까워 온 동네를 뒤져 그래를 위한 보양식을 공수해옴. 그래는 그저 관웅이 자신의 옆에 있어주는 것이 좋았음.


하지만 그래도 맘 속으로 관웅이 걱정되었음. 관웅은 이제 거의 일주일에 3~4일을 그래와 함께 있었음. 아무리 부인 얘기를 금기시하는 그래지만 이정도가 되자 관웅이 걱정되었음. 그럼 관웅의 집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었냐고? 당연히 태풍의 눈이었음.


관웅은 와이프에 대한 자신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 그렇기에 진작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을 고백하였음. 그 사람이 아기를 가진것까지. 재산과 양육권을 모두 내어줄테니, 아니 아기는 자신이 맡아도 되니 갈라서자고 말함.


당연히 부인 입장에서는 날벼락, 양쪽 집안은 뒤집어졌음. 관웅의 집안은 우성알파답게 훌륭했고 부인도 알파였음. 사랑으로 한 결혼은 아니었지만 부인은 쇼크받음. 무엇보다 관웅이 너무 완강했음. 난 널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결혼을 유지할 수 없다.


관웅은 재산따위엔 미련이 없었음. 아이도 원하면 데려가고, 만약 새출발에 방해가 된다면 자신이 맡겠다는 것이었음. 이런 결혼을 어거지로 유지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고 모두가 고통받을 것임을 분명히 밝힘. 관웅의 부모에게도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음.


무언가를 이토록 원하는 아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던가? 이정도는 아니었음. 관웅은 마치 눈이 먼 것처럼 보였음. 부인은 결국 너무 뻔뻔한 관웅에게 분노하게 됨. 심부름센터 사람들에게 바람 상대에 대한 뒷조사를 의뢰하는 부인. 도대체 어떤 년인지 보자.


근데 심부름센터 직원들이 가지고 온 정보는 너무 충격적인 것이었음. 이미 둘이 방을 얻어 거의 반 동거하고 있다는 것도 그랬으며, 그 상대가 너무 앳돼보이는 남자애라는 것도 충격이었음. 심지어 같은 직장의 부하라는 부분에서는 손이 부들부들.


부인 또한 관웅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었음. 가문 보고 결혼했고, 결혼했으니 애를 낳았고 결혼생활을 이어갔던 것이었음. 그러나 이것은 자존심의 문제였음. 저런 어린 오메가 따위 때문에 내 완벽한 결혼생활이 망가지다니. 결국 부인은 그래를 만나보기로 함.


한편 그래는 전혀 모르게 관웅 쪽에서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 동안, 그래의 토하는 입덧은 차차 멈추어가고 이제는 먹는 입덧쪽으로 방향이 바뀜. 그러나 워낙 관웅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내색하지 않는 그래는 차마 다른 사람들처럼 사달라는 얘길 못함.


하루는 관웅이 그래와 있지 않고 집으로 들어간 날이었음. 그런데 그 날은 정말로, 정말로, 정말정말로 참을 수가 없었음. 눈물나게 멜론이 먹고 싶었음. 평소에는 사먹어본 적도 없고 딱히 좋아하지도 않던 과일인데 진짜 그게 먹고싶었음.


그래는 먹는 입덧이 시작됐어도 단 한번도 관웅에게 뭔가 사다달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었음. 관웅에게 그런 얘기까지 하는 건 너무 어리광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음. 그래는 신발을 신고 새벽 2시에 편의점을 헤맴. 그러나 멜론이 있는 곳은 없었음 ㅠㅠ


결국 생과일 대신 메로나나 먹으면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발을 헛디뎌 앞으로 거하게 넘어져서 무릎이 확 까져버림. 당연히 아이스크림도 날아감. 서러움이 몰려오는 그래. 아픈 몸 추스리고 동네 공원 벤치에 앉아 한참 혼자 울다가 집으로 들어가서 잠.


다음날 회사에서 그래를 본 관웅은 절뚝거리는 모습 보고 깜놀해 무슨 일이냐고 붙들고 물어봄. 그래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걍 좀 넘어진 거라고 극구 고개를 흔듬. 그러나 그래 마음 속으로는 자기도 진짜 신부처럼 관웅에게 어리광을 맘껏 부리고 싶었음.


그 날 하루종일 그래는 망설임. 관웅에게 멜론을 사달라고 할까 말까. 사달라고 하면 관웅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괜히 고민도 많을 텐데 귀찮게 하는 것은 아닐까. 차마 사달라는 말은 못하고 대신 "오늘 집에 오시나요?"하고 소심하게 물어보는 그래.


"외부에 일이 있어 좀 늦게 들어갈 거야. 왜?" "아,아니에요." 그냥 슬쩍 한발 빼는 그래. 관웅이 집에 와주는 것만으로도 기쁘기 때문에. 그러나 이 날 사단이 일어나고 마니... 그래는 퇴근하고 원룸으로 와 관웅을 기다리고 있었음.


그리고 벨소리가 남. 그래는 관웅이 자기 때문에 일찍 온 줄 알고 기뻐서 화색이 도는 얼굴로 "어서오세...!"하고 문을 왈칵 열어버림. 그러나 문 밖에 있던 것은 두둥. 바로 관웅의 마누라였음. 그것도 뒤에 남자 둘을 끼고. 새파랗게 질린 그래.


관웅 부인은 신발도 벗지 않고 둘이 사는 원룸으로 들어와 하나하나 둘러보며 아주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음. "아주 놀구들 있구나. 소꿉놀이인줄 알아 이게...?" 몇개 있지도 않은 살림살이를 막 뒤집으며 분노를 억누르는 목소리로 비웃는 부인.


마지막으로 그래의 앞에 서는 부인. 심지어 부인이 그래보다 키도 조금 큰 것 같음. 사복으로 갈아입어 더욱 어려보이는 그래. "니가 그 오메가야?" "아...저..." 그래는 관웅의 본처라는것을 바로 깨닫고 온 몸에 싸아아 소름이 돋고 말문이 막힘.


"너같은 천한 년이 내 서방 앞에서 다리 벌리고 꼬셔낸 거야?" 사정없이 그래를 몰아붙이는 부인. "그래서 남의 가정 망가트리니까 아주 신이 나디?" 부인의 눈에서 불꽃이 이글이글. "애까지 가졌다며? 남의 서방 돈 많은건 알아가지고."


순간 쨕!!!하고 그래의 뺨을 올려붙이는 부인. 그래는 고개가 홱 돌아갈 정도로 세게 맞음. 뺨에는 바로 뻘건 손자국 남음. "어디 오늘 너 죽고 나 죽어 보자." 곧바로 부인은 그래의 배를 발로 차고 바닥에 쓰러진 그래의 머리채를 잡음.


그래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함. 부인의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해서 그저 때리는 대로 맞고만 있음. 부인은 그래 뱃속의 애를 없애버리기로 작정한 듯 대놓고 배만 짓이기려고 함. 그래는 본능적으로 배를 꼭 끌어안고 웅크림. 그 꼴을 보고 더 빡치는 부인.


"야 이 X같은 년아! 남의 서방 꼬셔서 살림 차리니까 좋아? 응? 좋냐고! 이 앙큼한 년아!" 교양있게 살아왔던 부인은 완전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음. 나이도 자기보다 훨씬 어리고 얼굴도 이쁘장한데, 천한 오메가. 그래를 향한 분노가 하늘을 찌름.


결국 부인 속 풀릴 때까지 구둣발에 짓밟힌 그래는 완전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됨. 코피도 흐르고 입도 찢어지고 사람의 몰골이 아님. 부인은 머리칼 흐트러진 채로 씩씩대더니 "너 알아서 그 애 지워. 안그러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하고 남자들과 퇴장.


그래는 너무 아파서 웅크린 채로 꼼짝도 하지 못함. 그러다가 결국 쓰러져서 기절하고 맘. 밤늦게 들어온 관웅은 집에 불이 다 꺼진걸 이상하게 생각. 거실 등을 켰더니 난리난 집안과 거실 한가운데 피흘린채 쓰러진 그래. 관웅 깜짝 놀라서 그래를 안아듬.


그대로 차를 몰고 병원 응급실로 향하는 관웅. 그 와중에 갑자기 신음을 흘리며 하혈을 시작하는 그래. 관웅은 더욱 속도를 내어 병원으로 가고, 그래는 이동침대에 뉘여져 곧바로 안으로 사라지는데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은 관웅. 그러나 슬슬 감이 오고.


부인에게 전화를 거는 관웅. 몇 번 벨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쌔한 목소리로 바로 받는 부인. "너...네가 한 거야?" "그러면 어쩔 건데?" "너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누가 할 말을 하고 있어? 가만히 있다가 똥 맞은게 누군데?"


분노로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관웅. 아마 관웅이 현장에 있었다면 부인 얼굴을 한 대 쳤을지도. "니 새끼 두고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새끼 싸고도는게 그렇게 좋든? 내가 순순히 이혼해줄거라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야. 내가 받은 상처만큼 너도 받아야 돼."


관웅은 말없이 통화종료 버튼을 누름. 이제 밑바닥 시궁창에서 구르는 일만 남은 것임. 아니, 이미 구르고 있었음. 그것도 죄 없는 그래가. 응당 자신이 받아야 할 것을. 하혈하던 그래의 모습이 생각남. 관웅은 제발 그래와 아기가 무사하기만을 비는데.


그래가 검사실서 나옴. 관웅에게 설명하는 의사. 다행히 골절은 없고, 전신 타박상에, 충격으로 인한 출혈이 있긴 했지만 아기는 무사. 환자가 많이 놀랐으니 당분간 절대 안정 필요. 관웅은 유령같은 표정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그래에게 다가감.


옆에 앉아 상처가 많이 난 그래의 얼굴을 애틋하게 어루만지는데 그래가 힘겹게 눈을 뜸.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온 힘을 다해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래. 관웅의 눈가에 괴로움이 한가득. "그래야, 미안하다.....정말 미안하다......."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제가 죄송해요..." "네가 뭐가." "제가..과장님 가정을 깨서..다 제가 욕심 부렸기 때문이에요...죄송해요..." 그래의 바보같을 정도의 착한 마음씨에 울고 싶은 관웅. "제가 과장님 맘대로 좋아해서...죄송해요..."


"그래야, 그런 말이 어딨어. 내가 미안해. 모두 내가 미안해...." 그래의 손을 꼭 붙들고 이마에 가져다대는 관웅. 고통에 미간이 구겨져 있고 목소리는 떨리는데. 둘이 한참 말이 없이 그대로 눈물만 흘리고...그러다 조용히 말을 꺼내는 그래.


"과장님, 그러면...미안하면...저 소원 하나 들어주실래요?" "무슨 소원이든 다 말해, 그래야." 고개를 들어 그래를 보는 관웅. "저.....전부터 멜론이 먹고 싶었는데....사다주시면 안 돼요?" 관웅은 그런 그래를 보고 한참만에 대답하는데.


"그럼, 그래야. 사다주고 말고. 멜론 먹고 싶었어? 왜 그걸 이제 말해..." 관웅은 그제서야 그래가 항상 자기 앞에서 말을 아끼고 참던 것을 기억해 냄. 분명 먹는 입덧이라 먹고싶은 것도 많았을 텐데. "그럼 꼭 사다주세요." 슬프게 웃는 그래.


관웅은 그래가 잠들 때까지 지켜봐주고 저녁에 혼자 병실을 나가 병원 바깥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빡빡 피움. 그리고 그래 깨기 전에 차 몰고 재빨리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로 가서 최상급 멜론을 사갖고 다시 돌아오시는 우리 과장님...!!


(썰은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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