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율그래/관웅그래/그래른] 먹이사슬 #35 '태' (2)

ㄴ미생 "먹이사슬" 2015. 6. 28. 21:54





간헐적으로 몸을 떠는 그래는 아직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식은땀이 잔뜩 흘러나와 옷은 온통 젖어있었다. 와이셔츠 차림인 그래는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얬다. 그래도 익숙한 알파향에 어떻게든 그 쪽으로 움직이려 하는 모습을 보자 석율의 마음 속에 애처로움이 더해진다. 이 순간에도 그래는 예뻤다. 석율은 그 옆에 누워 그래의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그래는 아기처럼 석율의 품으로 파고들려고 했다. 


석율은 잠시 행동을 멈추고, 자신의 가슴에 묻힌 그래의 머리칼 향기를 맡았다. 이상할 정도로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이렇게나 땀을 흘리는데, 땀냄새마저 나지 않았다. 철저한 무향. 그래 특유의 오메가 향은 완벽하게 사라지고 없었다. 석율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는 완전 무의식 상태에서 행동하고 있었다. 가끔씩 경련하는 그 몸이 석율을 향해 몸을 파묻은 후, 본능적으로 손을 움직여 상대를 좀 더, 좀 더 가까이 끌어당기고자 했다. 그러나 석율의 맨 가슴 위에서는 그래의 손이 자꾸 미끄러질 뿐이었다. 그래는 눈을 꼭 감은 채 손을 위로 움직여 석율의 목을 감기 시작했다. 희고 가는 손가락이 덩쿨처럼 석율의 목을 둘렀다. 석율은 그런 그래의 머리에 키스했다. 젖었지만 부드러운 머리칼이었다. 


석율은 슬슬 손을 들어 그래의 몸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등에서부터 쓸어내려 부드러운 히프를 꽉 쥐고 끌어당긴다. 둘의 몸이 착 붙게되자 이번엔 다시 허벅지까지 쓸어내린다. 애틋하면서도 성적인 손길이었다. 석율은 슬금슬금 그래의 두 다리 사이로 자신의 다리를 끼워넣었다. 그래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다리를 꽉 조였다. 석율은 단단한 허벅지로 그래의 아래쪽을 꾹꾹 누르며 자극했다. 석율의 페니스는 이미 발기해 있었다.


방 안이 석율의 알파향으로 꽉 찼다. 그랬다. 석율에게는 오메가의 향이 필요 없었다. 석율에게는 오직, 장그래라는 이유로 충분했다. 장그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는 욕정할 수 있었다. 장그래이기 때문에 석율은 애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가 그토록 원하던 것이 아닌가. 육체의 끌림이 아닌, 사랑으로 자신을 안아주는 것. 바로 그 소원을 지금 석율이 들어주려고 하는데, 정작 주인공은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의식을 잃고 있다. 


석율은 이 모든게 그저 미리 정해져 있던 것만 같았다. 일명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 말이다. 


처음으로 석율이 사랑으로 그래를 안으려 하는데 그래는 그 사실을 모른다. 전혀.







[먹이사슬 #35 '태' (2)]







석율은 옷을 다 벗은 뒤 의식이 없는 그래를 똑바로 눕히고, 재빨리 두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래는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도 본능적으로 다리를 벌려 석율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석율의 목을 붙잡은 흰 손도 그대로였다. 눈을 감은 채 식은땀을 송글송글 흘리고 있는 그래였다. 석율은 상체를 숙여 그래의 이마와 두 눈두덩에 키스해 주었다.



"그래야, 사랑해."



석율은 조용히 그래에게 속삭였다. 그러나 그래는 석율의 고백을 듣지 못한다. 석율의 눈이 묘하게 슬퍼보였다. 석율은 그래의 벨트를 풀고, 지퍼를 내린 뒤 속옷과 같이 조심히 끌어당겼다. 무릎 근처까지 끌어내린 뒤에는 자신의 발로 한꺼번에 잡아 침대 밖으로 밀어 던져버렸다. 그래의 셔츠는 쉽게 벗길 수 있었다. 셔츠는 땀으로 흠뻑 젖어 차갑기까지 했다. 침대 아래로 셔츠가 툭 하고 떨어졌다.


석율은 그래의 양 볼을 잡고 고개를 기울여 통통한 입술에 키스하였다. 그래의 예쁜 입술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촉 하고 석율의 입술이 떨어지자, 그래가 입술을 조금 벌렸다. 평소 같았으면 그래의 입에서 달콤한 숨이 흘러 나왔을 것이다. 석율은 주저하지 않고 그래의 입 안으로 자신의 혀를 밀어넣었다. 그래의 입 안이 말라있었다. 석율은 느릿하게 그래의 혀를 빨고, 입 안을 더듬으며 그래의 입 안을 적셔주었다. 


석율이 인내심을 가지고 공을 들이자 그래의 입 안이 금세 젖어들었다. 석율이 고개를 떼자 두 사람의 입에 침이 늘어졌다 떨어졌다. 그래의 입술 옆쪽으로 타액이 묻어 흘러내렸다. 석율은 손가락을 내밀어 그것을 닦아주었다. 석율의 미간이 살짝 떨렸다. 그는 지금 그의 인생에서 아주 크게 방향을 바꿀 지도 모르는, 혹은 그냥 가볍게 웃으며 지나칠 수도 있는 선택을 하려는 참이었다.



석율은 그래를 임신 시킬 생각이었다.



물론 오메가를 임신시키는 알파는 수없이 많았다. 그들은 대부분, 95% 이상, 아니 99%에 가깝게, 그저 육체의 유희를 위해 오메가를 임신시킨다. 사정 후 오메가의 몸 안에서 성기를 부풀린 채 머무는 행위, 노팅(Knotting)은 알파의 절정을 극대화시키고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발정기를 맞은 오메가에게 알파가 노팅을 할 경우 오메가는 100% 임신하게 된다. 예외는 없었다. 알파들은 오직 섹스할 때 좀 더 극치감을 느끼기 위해 서슴없이 오메가에게 노팅을 했다. 그 이후 오메가가 임신을 하든 말든, 그래서 알파의 아이를 낳든 말든,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는 어디로 치워버리고 계속 섹스하면 그만이었다.


혹은 아이를 낳기 전에 치워버릴 수도 있었다. 이 세상에 알파를 원하는 오메가는 수없이 많았다. 알파가 원하는 쾌락을 가져다 줄 오메가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알파에게 오메가는 철저한 성노예나 마찬가지였다. 오메가는 그런 알파에게 반항할 수 없었다. 호르몬으로 제압당하고, 노팅당하면 게임 끝이었다. 오메가의 향기에 눈이 먼 알파들이 노팅섹스를 한 뒤 버리는 스토리는 시시한 주간지의 3류 스캔들보다도 못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오메가들이 원하지 않던 알파의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벌어먹여 살리기 위해 창녀같은 짓을 해야만 했던가.


하지만 오메가는 오메가. 오직 알파를 위해 만들어진 이 형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정기가 오면 끊임없이 알파의 몸을, 알파의 씨를 원했다. 그것은 본능이었다. 알파의 노팅에 다리를 바르르 떨며 환희의 비명을 지르는 것이 오메가였다. 그 본능이 얼마나 지독한지, 지금 장그래도, 이렇게 의식을 잃은 상황에서도 알파인 석율의 냄새를 맡고 그 씨를 받기 위해 밑에서 꿈틀거리며 다리를 활짝 열고 있었다.


석율은 손가락으로 조심히 그래의 밀부를 만지고 더듬었다. 그래의 아랫쪽은 촉촉하게 젖어 액을 흘리고 있었다. 이렇게, 알파의 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정말 개같은 본능이었다. 만약 지금 그래를 안는 사람이 석율이 아니었다면 그래는 누군지도 모르는 알파의 애를 배게 됐을지도 모른다. 어디서 어떤 알파를 만나 강간을 당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석율 또한 그래에게는 낯선 사람과 별 차이 없을지도 몰랐다. 아마도 그래는 의식을 잃은 채 임신하게 되는 일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 상대가 석율이든 누구든. 장그래의 성격을 보면 100% 그랬다. 그래가 알파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 것을 바랄 리가 없었다. 그것도 대기업 계약직으로 간신히 입사한 지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율은 욕심을 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그래를 향한 마음을 깨달았고, 그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어디로도 도망가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 석율은 천과장에게 당한 그래를 보고 충격받았다.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를 건드리려는 사람이 자기뿐일까? 이렇게 예쁜 오메가를? 그럴 리가 없다. 장그래가 오메가인 것은 언젠가 밝혀진다. 천관웅에게 들킨 것처럼. 오 차장에게 들킨 것처럼. 최 전무에게 들킨 것처럼. 비밀이 지켜진다고는 했지만 그 말은 허무한 약속같은 것이었다. 장그래는 특이체질이라고 천관웅이 말했다. 그렇다면 더욱 시간 문제일 뿐.



석율은 그래를 임신시키고, 결혼까지 할 생각이었다.



이 모든게 젊은 알파의 성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억지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석율은 진지했다. 그는 장그래를 향한 사랑에 확신이 있었다. 그래도 '언젠가는' 자기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했다. 물론 그러지 못할 지도 모른다. 최소한 장그래를 자신의 오메가로 묶어둘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 한석율이라는 알파는 장그래라는 오메가에게 미쳐있었다. 과거 석율의 첫사랑이 오메가 남성에게 미쳤던 것처럼.


그녀가 오메가 남성을 사랑한다고 할 때, 석율은 미쳤냐고 물으며 한껏 비웃었었다.

그런데 이게 웬 운명의 장난인가. 그랬던 석율 자신이 바로 한없이 천한 오메가 남성을 사랑하게 되었다.



놓치고 싶지 않아.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아. 나만의 것이야.



석율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에게 미움받을 것을 알면서도 그래를 가지려는 석율 또한 아직 자격이 없다는 것을. 그는 자신의 사랑과 혼란한 상황 속에서 그래만큼이나 방황하고 있었다. 부디 이 선택이 옳은 선택이길. 석율은 자신의 페니스를 쥐고 그래의 입구를 찾아 위 아래로 살살 문질렀다. 미끈미끈한 그래의 액이 석율의 페니스에서 흘러나온 프리컴과 뒤섞였다. 석율은 마침내 그래의 입구를 찾아내고, 손으로 잘 조준시킨 뒤 천천히 엉덩이에 힘을 주어 그래의 몸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으응....!!"



그래가 반응했다. 그래의 눈이 마치 뜨이려는 것처럼 경련했다. 석율은 좀 더 허리를 밀어넣었다. 천천히 석율의 두꺼운 페니스가 그래의 몸 안으로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액이 잔뜩 나왔던 덕분에 삽입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석율은 그래의 목에 남은 희미한 붉은 자욱을 보며 더 깊게 자신의 페니스를 밀어넣었다. 석율은 울컥거리며 솟구치는 울분을 삼키고 있었다. 석율의 페니스가 멈추지 않고 밀려들어갔다. 천관웅이 장그래의 몸을 다 뚫어놓았다는 확고한 증거였다. 



장그래, 넌 천관웅과 대체 어디까지 간 거야?

천관웅과 무슨 얘길 나눴어?

설마 그에게 마음을 준 건 아니겠지?



질투심이 검은 구렁이처럼 석율의 안쪽에서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당장이라도 그것이 목구멍을 치밀고 나올 것만 같았다. 석율의 눈에 분노의 불꽃이 일렁였다. 그래가 끙끙거리며 고개를 젖히고 신음을 흘리는데도 그랬다. 석율은 단단하게 아래를 짚은 자신의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무릎으로 시트를 누르며 좀 더 몸을 앞으로 쏟았다. 그래의 다리가 점점 위로 들어올려졌다. 이미 석율의 페니스가 다 삼켜진지 오래였다. 석율의 자세는 마치 그래를 찍어누르는 것 같았다. 그래의 맨 다리가 경련하듯 부들대며 떨렸다.



내가 너의 처음을 가졌어.

내가 너의 몸을 열었어.

내가, 지금 내가 너를 임신시킬 거야.



석율의 눈이 휘번득거렸다. 어느새 방안은 알파의 향으로 진동을 하고 있었다. 석율의 분노가 그대로 느껴지는 향이었다. 굳이 문을 잠그지 않았더라도, 그 누구도 이 방에 얼씬하지 못할 것이었다. 석율은 "씨이발"하고 나지막하게 욕을 읊조렸다. 자신의 몸에 굵은 알파의 페니스가 끝까지 들어갔는데도 장그래는 눈을 뜨지 않는다. 다만 눈꺼풀과 온 몸을 떨며 "으응, 응..."하고 신음을 흘려댈 뿐이었다. 석율은 화가났다. 장그래가 자신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 화가났다. 석율은 허리를 한 번 뒤로 크게 뺐다. 그래의 뱃속에 가득 들어찼던 페니스가 잔뜩 젖어 미끌한 채 거의 그래의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귀두만 간신히 그래의 입구에 걸쳐 몸을 연결한 채 그래를 쳐다보던 석율은 어금니를 앙문 소리로 그래에게 말을 걸었다.



"장그래, 정신 차려."



쾅! 그와 함께 석율의 몸이 그래에게로 내리꽂혔다. 두 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찰싹! 하고 났다. 그래의 몸이 크게 경련했다. "아응..!!!" 그래의 목소리도 커졌다. 그러나 그래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그래의 눈은 잔뜩 찡그려져 있었다. 벌어진 입술 안의 붉은 혀가 요염하게 느껴졌다. 석율의 팔을 간신히 붙들고 있던 그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래의 짧은 손톱이 석율의 팔뚝을 긁었다.



"내가 지금,"



다시 몸을 물린 석율은 또 한번 쾅 하고 몸을 쳐내렸다. "아윽...!!!" 그래의 몸이 뒤틀렸다. 그래의 고개가 좌우로 움직였다. 석율은 점점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래의 달달 떨리는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건 채, 석율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래의 몸 속 가장 깊은 곳으로 자신의 페니스를 내리꽂았다.



"너를, 안고, 있잖아!"



쾅! 침대가 삐걱대는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그래의 손이 좀 더 올라가 석율의 팔뚝 윗쪽을 잡았다. 그래의 입에서 좀더 큰 교성이 흘러나온다. 아니, 고통의 신음소리 같기도 하다. "아아!! 아으...!!!" 그래의 손이 부질없이 석율의 단단한 몸을 긁으며 흘러내렸다. 석율의 팔뚝에 생채기가 났다. 얇게 피가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석율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석율은 점점 속도를 냈다. 그래가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뒤로 완전히 제꼈다. 아아, 아윽, 아흑, 울음같은 교성이 방을 울렸다. 석율은 자비없이 그래의 몸을 범하고 있었다. 그는 내리꽂을 때마다 분명하게 그래의 끝쪽에 닿고 있었다. 장그래의 작은 자궁. 그 입구. 그 연약한 살에 몇 번이나 석율의 단단하고 뜨거운 페니스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듯 세게 찍어눌러 내려왔다.


그래의 가늘고 흰 다리가 석율의 어깨 위에서 부질없이 흔들렸다. 석율은 어느새 이마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땀이 그래의 얼굴 위로 한두 방울씩 떨어졌다. 두 사람의 몸은 어느새 누구랄 것 없이 흠뻑 젖어 있었다. 석율은 자궁 입구를 찍어내릴 때마다 꿈틀거리며 자신의 것을 꽉꽉 물어오는 그래의 아랫쪽에 헛웃음이 나왔다. 눈은 절대 뜨지 않으면서, 이렇게 몸만 쾌락을 더듬어 찾는 것인가?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상관 없겠지? 천관웅이라도 상관 없겠지?



"이런...씨발...!!"



순간이었다. 그래의 몸이 튀어오를 정도로 박아넣은 그 때, 석율의 사정과 동시에 노팅이 시작되었다. 그래의 다리는 여전히 석율의 어깨 위로 걸쳐진 상태였다. 석율은 그래의 고개 옆에 손을 짚은 채 완전히 그를 찍어누르듯 하고 있었다. 그래의 엉덩이와 석율의 앞이 한 치의 빈 틈도 없이 찰싹 달라붙어 있었건만, 석율은 본능적으로 좀 더 깊은 곳에 노팅하기 위해 둔부에 힘을 주고 그래의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려 하체를 들이밀고 있었다. 깊이, 더 깊이. 장그래의 몸 속 깊은 곳에 있는 작은 그곳에 씨를 뿌리기 위해. 흰 점성의 정액이 경련하는 페니스에서 끝없이 흘러나왔다. 그래의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석율은 허리를 느릿하게 돌렸다. 페니스 끝이 부풀며 그래의 안쪽을 꽉 채웠다. 석율은 사정의 여운에 눈을 감고 있었다. 그래의 몸이 움찔거렸다. 석율의 부푼 귀두가 그래의 내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석율은 헉헉거리며 거친 숨을 그래의 귓가에 내뱉었다. 그래는 끝까지 눈을 뜨지 않았다. 석율이 숨을 다 고르는 시간 동안에도. 마침내 부풀었던 페니스가 원상복귀 되고 석율이 몸을 빼내자, 주륵 하고 그래의 입구에서 흰 액이 흘러내렸다. 석율은 흘끗 내려다보곤 손가락 두 개로 꼼꼼히 훑어올린 후, 다시 그래의 몸 속으로 넣어주었다. 집요한 행위였다. 석율은 베개를 끌어당겨 그래의 엉덩이 아래에 받쳐주었다. 휘번득거리는 석율의 눈은 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그래의 머리를 끌어당겨 이마에 키스해주었다.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끝까지 눈을 뜨지 못한 것이 나을 지도 몰랐다. 석율은 짐승처럼 그래의 온 몸을 꽉 끌어안은 채 숨을 씩씩대고 있었다.




내 거야.


장그래.


이제 벗어나지 못해.


넌 내 아기를 갖게 될 테니까. 




오직 그래만이 아무것도 모른 채, 석율의 몸 아래서 축 늘어져 있을 뿐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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